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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Soul_삶은 목적이 아닌 그 자체의 경이로움

스토리/영화

by stack.er 2021. 2. 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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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울 Soul 포스터

≪소울 Soul≫

A Spark isn't a soul's purpose

I can't be sure, I'm going to enjoy the rest of my life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재미있게 봤던 '인사이드아웃'이나 '코코'를 만든 제작진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다. 더구나 자주 언급되는 소재인 사후세계가 아니라, 태어나기 전의 세계를 다룬다는 것부터 흥미진진했다. 그 미스터리한 공간들은 역시 디즈니와 픽사답게 상상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  

주인공 조, 재즈음악을 한다

조는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서 간 재즈카페에서 자신의 불꽃을 발견한다. 바로, 피아노. 자유자재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관객들을 음악의 무궁한 세계로 몰입시키는 그를 보면서 자신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오로지 음악의 길만 걸었다. 그러나 소득이 없는 음악예술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생계를 위해서 중학교 밴드부 선생님으로 재직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조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그리 기쁘지는 않았다. 자신의 원하는 음악을 열정적으로 하면서 살아갈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친구에게서 우연히 전화가 걸려온다. 최고의 음악 밴드부에 있는 친구는 피아노 자리가 비었다고 말하면서, 그에게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제안한다. 피아노 앞에서 그는 음악 그 안으로 빠져들었고 그의 재능과 열정을 좋게 본 그녀는 그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이 완전하게 바뀔 것이라 엄청나게 기대와 함께, 뚫려있던 맨홀 구멍 안으로 빠져버린다. 

태어나기 전의 세계로 간 조

자신의 일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일생일대의 연주회를 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죽은 조는 절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저 세상'으로 가는 문의 반대방향으로 냅다 달리기 시작했고, 동그라미 영혼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태어나기 전' 세계로 들어온다. 동그랗고 순수한 영혼들은 이 세계에서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활동을 만나면 불꽃이 생긴다. 불꽃이 여러 개가 채워지면, 지구로 갈 수 있는 지구 통행증이 발급된다. 멘토로 발탁된 조는 22번 영혼의 불꽃을 찾아주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러나 22번 영혼은 그 유명한 모든 세계적 인사들이 포기한 영혼이다. 22번은 지구에서의 삶이 아닌 이 태어나기 전 영혼의 세계에서 계속 머무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와 22번 영혼은 서로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계약을 한다. 바로 조는 22번의 마지막 불꽃을 채우고 발급된 통행증으로 지구로 가고, 22번은 태어나기 전 세계에 계속 머무르기로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해봐도 22번의 불꽃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자신의 몸을 발견한 조는 22번 영혼을 끌고 자신의 몸에 떨어진다. 충격적 이게도 22번은 조의 몸에 들어가고, 조는 고양이의 몸에 들어갔다. 조가 아닌 22번이 자신의 몸에 들어간 것이다. 그토록 지구에서의 삶을 살기 싫어하던 22번 영혼은 수천 년을 채우지 못했던 불꽃을 조의 몸을 대신해서 살게 되면서, 무엇이 자신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지 알게 된다. 큰 게 아니었다. 아주 작은 나무의 흔들림,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손에 떨어지는 그 감촉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삶의 목적, 바다를 찾으러 간 물고기  

우여곡절 끝에 다시 삶을 살게 된 조는 그 날 성공적으로 재즈 연주회를 마친다. 그러나 자신이 평생을 꿈꿔온 무대를 엄청나게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낀다. 그런 조를 본 그는 젊은 물고기와 늙은 물고기의 비유를 든다. 젊은 물고기가 늙은 물고기에서 바다를 찾는다고 말하자, 그는 여기가 바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젊은 물고기는 이곳은 바다가 아니라 물이라고 말한다. 젊은 물고기는 이미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끝없이 공허하게 목적을 찾아 나섰다. 자신이 무엇을 이뤘는지, 자신이 살고 있는 물이 얼마나 아름다운 바다인지를 모른 채 말이다. 

 

삶의 목적이 아닌 삶 자체의 경이로움

영화는 불꽃으로 대변되는 삶의 목적에 대해서 은유한다. 사람들은 은연중으로 또는 드러나게 삶의 목적에 대해서 계속해서 묻고 이를 강요해왔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서 사는지, 그래서 목적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말이다. 나 또한 계속해서 목적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자꾸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고 중대하고 거대한 삶의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했다. 그래서 그 목적을 찾아 정진하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한 때 열심히 봤던 프로듀서 101에서도 그 친구들이 11명 안에 들지 안 들지 보다도, 그 자리에서 춤과 노래를 삶의 목적으로 삼는 그 친구들의 지향점이 부러웠다. 주위에서 하나둘씩 자신의 목적을 찾은 듯 직장에 들어간 친구들을 보면서도 나는 아직 그 목적을 찾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 사실은 조금은 자책하고 나를 갉아먹었다.

    그러나 소울에서는 단지 살아갈 준비만 한다면 이미 삶을 살아낼 가치가 충분하다고 위로했다. 그냥 인생 그 자체를 즐기라고 단호히 말해주었다. 지나치는 작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소리에도, 우연히 들은 울림 있는 음악도 그리고 오늘 맛있게 먹은 피자도 삶을 충분히 위로하고 살아가게 할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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